본문 바로가기

일상

교통사고를 낼 때마다 얻는 교훈 - 1

반응형

 

  • 바쁘신 분은 유색의 글씨만 읽으셔도 내용 파악이 가능하십니다. ^^

     

저는 1992년에 운전면허를 따고 1996년에 첫 애마를 장만해서 이제 꽉 찬 13년을 운전하고 있는 무사고 운전자입니다.

제목에는 교통사고를 내었다고 하고선 무사고 운전자라고 하니 이상하죠?

법적으로 무사고 운전자라는 말입니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는 그 동안 1건의 추돌사고와 3건의 인사사고, 그리고 1건의 단독사고를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무슨 법의 비호를 받는 듯 의심을 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오해 하지 마시고 읽어주세요.

 

이 사진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입니다.



오늘은 차를 구입하고 3개월 만에 겪었던 가벼운 추돌 사고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늘 혼자만 타던 애마 티코에 친구와 후배를 태우고 다른 친구의 결혼식을 가던 길이었습니다.

도로는 꾸불꾸불 전방 시야가 좋지 않은 편이었는데 앞에 차는 한대도 보이지 않고, 시간은 촉박해서 열심히 달리던 참이었습니다.

물론 과속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도로의 전방시야거리가 그리 길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감속을 해야 하는 그런 길이었지요.

한 코너를 도는 순간 앞에 정차하고 있는 차들이 보였습니다. 얼마 앞에 신호가 있었더군요.

아차 하며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평소 혼자 타던 초보의 감각이 덩치 좋은 성인남자 두 사람의 무게가 더해진 것을 감지 하지 못해서 제동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바람에 앞차를 추돌했습니다.

약 5초 가량을 넋 놓고 있다가 서둘러 차에서 내려 앞차를 향해 가는데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운전자 분께서 내리시더군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머리를 조아려 잘못을 빌었습니다.

앞차의 운전자께서는 저를 한 번 쳐다 보시고는 아무런 말씀 없이 차를 살펴보시더군요.

초보의 놀란 가슴 때문인지 추돌 순간의 충격이 제법 요란했었음에도 두 대의 차 모두 멀쩡하더군요.

그제서야 운전자 분께서 저를 바라보시며 말씀 하셨습니다.

"젊은 사람 같은데 – 당시 저는 27세 – 운전을 조심해서 해야죠. 차 멀쩡하니까 그냥 가세요."

 

저의 첫 교통사고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너무 허무하죠? 하지만 이게 본론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렇게 사면(?)을 받고 차에 오를 때까지 사실 저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초보운전에 첫 사고를 내었으니 정신이 온전했을 리가 없지요.

그 정신으로 운전을 하면 안될 듯 싶어서 차를 길가에 세우고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고마운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제 일행들도 증언을 하지만 앞차는 제법 충격을 받았을 것이고 무척 놀랐을 듯 싶습니다.

더구나 아주 가벼운 접촉이었다고 하더라도 당하는 입장에서 기분이 좋을 리는 없는 노릇이겠지요.

하지만 그 분은 10여 년은 어릴 저를 훈계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돈을 요구하거나 연락처를 요구하지도 않고 그저 잔잔한 목소리로 "운전 조심해서 하라" 는 말씀 한마디 만을 하셨을 뿐이었습니다.

그 때의 고마움은 이후 몇 차례 제가 반대의 상황이 되었을 때마다 기억에 떠올라 저를 조금은 더 인자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제가 인자하게 대한 그들 중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고마움을 전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좋은 마음의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크거든요.

 

  • Tip

    충돌/추돌 사고 시 범퍼가 멀쩡해 보이더라도 가능하면 범퍼는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외형이 멀쩡하더라도 내부의 완충제가 파손되면 이후 사고 시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내부는 볼 수가 없으니 가급적 교체 하라고 하더군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