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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것이 말로만 듣던 자해공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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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추 10여년 전의 일입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의 밤 시간, 사람들이 제법 붐비는 길을 차를 몰고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차선은 그려지지 않은 소방도로 정도의 길로, 경인국도로 진입하는 길이었지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니 다행히 서행을 하고 있었구요. 
그런데 갑자기 가볍게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는 길을 걷던 어떤 남자분의 팔이 제 차의 사이드 미러와 입맞춤을 한 것이었습니다.
사이드 미러가 어느정도 접힌걸로 봐서 사실 입맞춤 수준은 넘을듯 싶긴 했습니다. 
어째거나 저째꺼나 운전자는 운전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니, 차를 세우고 내려서 괜찮은지를 물었지요. 

아프다고 하시길래 병원에 가시자고 했습니다만, 그 분은 경찰서로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동네 파출소에 도착할 무렵 그 분의 말씀.
일을 번거롭게 만들 필요는 없으니 약값만 주고 가세요

마침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이 2만원이라고 말씀드렸더니 화를 내며 파출소에 성큼 성큼 들어서시더군요. 
파출소에 들어서자 그 남자분은 아프다며 곡을 합니다. ㅡㅡ;

밝은 파출소 안에서 보니 그 남자분은 얼굴이 벌겆게 술을 드신 상태였고, 팔뚝에 문신을 하시고 옷을 입으신 모습이 공사장등의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는 느낌이더군요. 
파출소에 있던 경찰은 그 남자분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준 후, 저를 따로 불러서 조용히 몇가지를 묻습니다. 
저 사람이 일부러 부딪힌것 같지는 않나요? 
금품을 요구 하던가요?
자해공갈단 일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요
이런 이야기들 이었습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드러눕겠다고 하시길래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병원에서 보험접수 하고 돌아왔습니다. 
며칠후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병원비 2만7천원 들었는데 입금하시면 보험처리 취소해준다구요.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자동차 보험처리 할거라고 말하고 보험회사 통화 한번 하고 나니 가라고 하더군요. 
제가 있어봐야 할 일도 없다고... 

아마 그 분이 진짜 자해공갈단 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겠지요? 
저에겐 2만 7천원과 2시간을 들여 얻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정말로 아무 이야기나 올리는 채널]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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