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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아토피,건강

친구 얼굴에 비닐봉지를 뒤집어 씌우라는 의사선생님 (과호흡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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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이 친구 얼굴에 비닐봉지를 뒤집어 씌워서 숨을 쉬지 못하게 하라고 하더군요.
물론, 농담이 아닙니다. 
진짜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게 응급처치라고... 

왜? 



어느 날 술자리가 끝나고 친구녀석 하나가 길에서 발작을 하며 쓰러졌습니다. 
쓰러진채 온몸이 굳고 경련을 하더군요. 
그리고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한참을 숨을 못쉬다가 크게 한번 쉬는 식으로... 

곧 죽을것 같아 보이더군요. ㅡㅡ;

처음엔 이 녀석이 간질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눈이 뒤집히거나 혀를 물거나 거품을 무는 등 간질 발작의 증상을 보이지는 않더군요. 
또 다른 생각은 "심장마비" 였습니다. 

일단 우리는 온 몸을 주무르고, 가슴을 두들기는 등 말 그대로 "생쑈" 를 길바닥에서 했더랬지요. 
그러다 그 녀석은 그냥 잠들었습니다. 
죽은거 아니구 진짜 잠이요. ㅡ,.ㅡ

녀석의 집사람에게 들으니 전에도 술먹고 집에 와서 119에 실려간 경험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생명보험 많이 들어놨다고... 


몇 개월 후 또 한번 그런일을 겪게 되었는데요. 
그 녀석이 발작하는 것을 두번 본 것은 저 뿐이더군요. 
암튼, 119에 전화해서 새벽에 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가는 사이에 녀석은 또 잠들어 버렸구요. 

응급실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니 "과호흡 증후군" 이라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설명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 몸안에 산소가 너무 많아져서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비닐봉지 같은 것을 머리에 뒤집어 씌워서 호흡을 잠시 멈춰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죽지 않을 만큼만요. "
" 그리고, 무엇보다 음주시 흥분시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화나거나 기분이 나빠지면 과호흡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사람 머리에 비닐봉지를... 
이건 마치 영화에서나 봄직한 그런 장면 아니겠습니까? 

그러부터 약 9개월 후. 
녀석은 술자리 후 2차를 가던 길에 또 길바닥에 누워버렸습니다. 
저는 화장실에 갔다 뒤따라 가고 있었는데 몇몇이 녀석의 발작에 어쩔줄 몰라 하고 있더군요. 
제가 어찌 했을까요? 

다른 사람들에게 팔다리를 잡게 하고 전 녀석을 뒤에서 안은 자세로 입과 코를 막아버렸습니다. 
대략 30초 정도? 
녀석은 몸부림을 쳤습니다만, 숨을 못쉬어서 그러는 건지, 그냥 발작을 하는건지 알수 없었지요. 
한번 숨을 쉬게 해주고 다시 코와 입을 막아서 30초 가량 숨을 쉬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녀석이 안정되기 시작하더군요. 
역시 응급실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한번 시술(?)을 해보고 나니 위험성이 상당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나도 술이 많이 취해서 녀석을 숨쉬지 못하게 하다가 놔줘야 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게 되면?  ㅡ.ㅡ


정리해 볼까요? 
- 과호흡증후군으로 인한 발작은 잠시 숨을 못쉬게 해버리면 쉽게 해결된다!!! 
- 단, 나도 술취한 경우 상대를 질식시킬 우려가 있으니 주의할 것!!! 
- 그렇다고 술먹다 발작하는 모든 사람이 "과호흡 증후군" 이라고 단정하지는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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