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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경제

한국 민주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신문기사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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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신문기사 중 두 개를 언급하려고 합니다.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과잉진압, 국가 배상책임"-경향뉴스

"검찰, '용산참사' 농성자에 징역8년 구형(종합)"-아시아경제

 

촛불집회와 용산참사는 최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현황에 관한 두 건의 큰 사건들입니다.

위 기사들은 두 사건의 재판에 관련된 내용인데, 그 핵심이 기사 제목으로 들어나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본문을 읽지 않고서 제목만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더군요.

 



  • 긍정적인 판결, 하지만 완전하지 못한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때 수없이 자행되던 진압행위들, 그 중 일부가 "과잉진압" 으로 판결되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은 환영할 만 합니다.

하지만, 그 과실을 60% 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은 시위대가 비록 평화적 시위를 했지만 "소속 경찰들의 시위진압을 방해한 점을 인정" 하여 40% 의 자기 과실을 인정한다고 합니다.

이는 시위에 대한 진압 방식은 잘못 되었지만, 시위 자체도 정당하지 못하다는 판결로 받아들여 집니다.

재판부의 양심은 권력에 완전히 넘어가지 않았다는 듯 배상을 판결하고 있으나 , 근본적인 원인 제공과 그 원인을 제공한 주체가 권력의 핵심이고 또한 모든 공권력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평화시위를 박해했기에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들이 달리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음에 대해서는 판단을 회피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부정적인 구형, 변호인의 항변

용산참사 당시 점거 농성자들에게 경찰관을 사망에 이르도록 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치사' 혐의 등을 적용하여 징역 8년~ 5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피고들과 변호인이 당시 점거농성 과정에서 테러 진압을 담당하는 경찰 특공대가 투입된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하는데, 경찰이 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불법 행위를 조기에 종료시키기 위한 합목적적 재량이었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합목적적이라는 말은 목적에 부합된다는 말일 것입니다.

물론, 분명 목적에 부합되는 진압이었습니다. 목적은 농성자를 검거하는 것이고 그리 하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목적에 부합된다고 해서 그 방법이나 시기가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당시의 진압 행위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누구나 인지 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위험에 대한 대비책은 전혀 없이 속전속결로 강행된 진압이 경찰관과 농성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음은 고려되지 않았음이 분명합니다.

여기서 기사에 실린 변호인의 항변에 주목해 봅니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을 국가에 의해 인권이 유린된 인혁당 사건에 비유하며 "인혁당 사건 당시 법정에 '칼'이 서있는 것 같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오늘 이 법정에도 '칼'이 서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도대체 무엇 때문에 경찰관들이 죽고 여기에 있는 피고들이 징역 8년씩 중형을 구형 받아야 했는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겁다"면서 "이번 사건은 고도로 자본주의화 된 상황에서 돈이 인간을 잡아먹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이 공개하지 않은 3000쪽 분량의 수사기록에는 아마도 당시 경찰의 지휘상황 등에 관한 내용이 주로 들어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20~30년 뒤에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이 열리고 미공개 수사기록이 공개된다면 반드시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장담한다"고 밝혔다.

   

  • 결국

기사의 제목만으로는 서로 상반된 듯 보이던 두 기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 상황을 같은 시각에서 그대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개인간의 다툼이 있을 때에도 원인제공을 누가 했는지는 매우 중요한 일일진대 하물며 국가와 국민 사이의 다툼에서, 즉 거대 권력에 대항하는 힘없는 국민의 목소리에 사법부는 판사,검사 할 것 없이 귀를 닫고 있는 듯 합니다.


먼저 올렸던 글에서 언급했듯 우리나라의 언론자유가 평가대상 175개 나라 가운데 69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강자가 야기한 약자와의 분쟁에서 강자의 원인제공을 규명하지 않는 사법부, 그리고 선진국에 한참을 못 미치는 언론자유.

이것이 우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민주주의의 현실임을 다시 한번 가슴 아파 하며 김대중, 노무현 두 전임 대통령이 일구어 놓았던 민주주의를 어찌 되찾을는지 한숨이 쏟아지는 밤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정말로 아무 이야기나 올리는 채널]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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