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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경제

딸을 입양하는 후배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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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 아이를 입양하려고 추진중인 후배가 있습니다. 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어제 그 후배가 자랑을 하더군요. 이번 주말에 딸 아이를 데리러 간다고 말입니다.

몇년간에 걸쳐서 가족들을 설득하고, 입양기관을 알아보고 , 입양 자격 심사를 받는 절차를 거쳐서 드디어
"가슴으로 낳을 딸" 을 찾아낸 것입니다.
후배는 설레는 마음을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그 모습은 아내의 뱃속에 든 아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아빠의 설레임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은 모습이었구요.

 

" 그래. 아이 이름은 뭐래? "
" 몰라요."

" 이름도 몰라? 그럼 얼굴도 아직 안봤어? "
" 응. "

" 아. 그럼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딸을 삼는거구나. "
" 응. 형. 자식을 고르면 안될거 같아서 "
" 그래. 입양을 원하는 부모들은 보통 예쁘고 착한 아이를 원할텐데... 니 말을 듣고 보니 자식을 얻는데 고르는 건 아니지 싶구나. 잘했다. "








후배녀석은 그저 23개월 된 여자아이 라는 것만 아는 채로 입양을 결정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후배의 [자식을 고르면 안될 것 같다]는 말이 제 심장을 때립니다.
생각도 못해봤습니다.
물론, 전 입양을 할 계획이 당장 없으니 생각 할 일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혹은 '난 입양을 하면 예쁘고 착한 아이를 해야지' 같은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예쁘고 착한 아이를 고르는 부모라...  자식을 고르는 부모라...
한동안 머리속을 맴돕니다.
상품을 고르는 듯, 마음에 드는 인형을 사는 듯 입양 할 아이를 고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물론, 입양 이라는 행위 자체가 존경 받을 만한 일이고 한 사람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줄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기에 잘잘못을 따져서는 안되는 일입니다만...
자식은 자식입니다.
부모는 그저 자식에게 내리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존재이지 조건을 달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자식을 고르면 안될 것 같다는 말. 평생 가슴에 담겨질 말이네요.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해주어야지요.

 
" 내가 다 마음이 설렌다. "
" 전 기분이 오락가락 해요. "
" 왜? "
" 이번 주말이면 만난다는 생각하면 막 흥분되다가, 내 자식인데 왜 거기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면 확 가라앉아요. "
" 그렇겠네. 아무튼 축하한다. 딸래미 오면 알려줘. 이름이 뭔지... 한번 놀러 갈께. " 

내 자식이 왜 거기 있지?
가슴 아픈 말입니다.
후배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23개월 된 여자아이를 이미 가슴으로 낳고 있었습니다.
20년 넘게 봐온 그 녀석은 분명히 그 아이가 행여 이쁘지 않더라도, 행여 똑똑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제 배 아파서 낳은 아이처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그런 녀석입니다.
그러니 가슴이 아플수 밖에 없습니다.
위탁시설에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되면 나조차도 가슴이 아픈데, 제 자식이 시설에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안타깝고 그러겠지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내 가슴도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꼬맹이...  이제부터 행복할 거니 불쌍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부모는 아니겠지만, 세상 누구보다 자신에게 사랑을 내려줄 좋은 부모를 곧 만나니 말입니다.
어떤 아이 일까요?
저도 너무 보고 싶습니다.


 
" 네 녀석 후배지만 존경한다. 늘 그래왔듯... "
" 에이... 뭔 말이 그래요. "
" 알았어. 알았어. 그럼 사랑한다. 자식. 내가 귀국하면 뽀뽀한번 해줄께. ㅋㅋ "
" 어. 형... 중국에 오래 있어요. 돌아올 생각 말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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