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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약속을 지키지 않은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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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의 핵심단어는 "택시기사" 가 아니라 "약속" 입니다.

저는 업무상 택시를 종종 이용합니다.
대충 생각해보니 일주일에 평균 5~6회 . 평균 이용요금은 9천원 정도 되는군요.
업무상 이용하는 것이다 보니 당연히 영수증을 받아서 회사에 청구를 해야 합니다.
만일 영수증을 받지 못하면 회사일을 하고도 경비처리를 하지 못하고 제 돈을 "꼬라박아" 야 하죠.

지난 6월20일 월요일 아침.
최근 6주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출장지로 가기 위해 시외버스 승차장으로 갈 -50세 전후쯤의 인상좋으신 기사님이 모는- 택시를 잡았습니다.
이전에 영수증이 없는 택시를 경험한적이 있었기 때문에 택시에 타기 전에 "영수증 주실수 있지요? " 하고 확인을 했습니다.
( 대도시는 그럴 가능성이 적지만, 제가 사는 곳은 영수증 없는 택시가 종종 있습니다. )
미터기의 요금이 9800원을 가리키면서 이른 아침의 한산한 버스정유장에 도착했을때 기사님이 미터기의 버튼을 조작했습니다.
전 만원을 드리고 영수증을 기다리고 있었구요. 잔돈 200원은 그냥 드릴까 받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곧 기사님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며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실수로 버튼을 잘못 눌러서 초기화 되어 버렸네요. 이거 어떻게 하죠?" 였습니다. ㅡ.ㅡ
많이 당황하셨는지 9800원 요금에 만원을 드렸는데 거스름돈이라고 2천원을 내어 주시더군요.
( 당연히 돌려드렸습니다만 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ㅡㅡ;)


기사님은 '아까 택시에 탄 곳에 사느냐, 그럼 내가 비슷한 금액의 영수증을 만들어서 집에 가져다 주겠다'고 그러시더군요.
그러면서 연락하겠다며 제 전화번호를 받아가셨습니다.
사실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자면 요금을 드리지 말고, 영수증을 받은후 드리겠다고 했어야 했습니다.
영수증을 준다는 전제하에 택시에 승차했고, 기사님의 실수로 영수증을 주지 않았으니 저는 사실 요금의 지불의무가 없기도 하죠.
앞서 언급했듯 영수증을 받지 못하면 고스란히 제 손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그리 큰액수가 아닌 1만원 정도의 금액이기에 기사님을 믿기로 했습니다.
기사님의 전화번호를 달라고 할까 하다가 그저 믿는김에 확실히 믿기로 하고 그냥 보내드렸지요.

제가 사는 곳은 지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번화한 상가지역이어서 택시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입니다.
또, 늘 택시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사님은 조금만 마음을 쓰면, 별다른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영수증을 가져다 주실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거지요.
하지만, 전 배신을 당했습니다. ㅎㅎ
이미 열흘이 넘게 지났고, 경비처리를 위해 영수증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달이 넘어가 버렸으니 이제는 쓸모없는 영수증이 되어 버렸답니다.

물론, 반드시 연락이 올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연락이 오면 좋겠다. 그럼 내 마음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물론, 그 택시 영수증은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처리를 했답니다. ^^;;;



약속은 지켜지기 위해 있는 것이란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과 지켜지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1.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약속은
지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서 지켜지지 않았을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법정에서 하는 증인선서 같은것이지요.
증인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증인 자신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심대한 피해를 끼치게 될 것입니다.
혹은 돈을 빌려놓고 언제까지 갚겠다고 한 약속도 해당될수 있겠군요.

2. 지켜지면 좋은 약속은
안지켜도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그 약속이 지켜졌을때 기쁨을 얻을수 있는 것이겠지요.
부모님께 100점짜리 성적표를 받아오겠다고 한 약속이 이런 유형일겁니다.
보편적으로 이런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다고 해서 약속을 한 어느 일방에게 큰 피해를 주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는 순간에는 약속의 모든 당사자들이 큰 기쁨을 얻을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겪은 이번 경우는 위 두가지 모두에 해당되는 유형이네요.
택시기사의 입장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승객에게 피해가 가는 1번 유형이었구요.
( 영수증을 받지 못하면 제가 손해를 본다는 말을 했거든요. )
제 입장에서는 2번의 유형이었습니다. 물론 정상적이라면 저에게 금전적 손실을 끼칠 것이었지만 나름 피해갈 수 있었기 때문이죠.

어찌되었든 약속은 지켜지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우리 일상에서, TV에서, 신문에서 높으신 분들이 약속을 어기고도 당당해 하는 모습을 너무도 많이 봐와서 그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것 같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혹시 대충 넘겨버리려고 마음먹고 있는 약속이 하나쯤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렇담 살짝 생각을 다시 해보시는건 어떠실까요? ㅎㅎ


 
혹시 아이가 있으신가요? 아이에게 어려서부터 약속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책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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