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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아토피,건강

이광기씨의 슬픔은 나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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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탤런트 이광기씨의 아들 석규의 발인식이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뉴스를 통해 신종플루로 이광기씨가 아들을 잃은 사실을 알고 계실텐데요. 

지난 8일 석규군의 사망소식을 접하면서 제 가슴도 먹먹해졌습니다. 
물론, 제가 슬퍼하는 것이 이광기씨의 슬픔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저는 이광기씨와는 일면식도 없습니다.  
하지만,  7살, 3살의 아이들을 둔 아버지로서의 제 심정은 석규군을 보내는 일이 전혀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예전에도 아이들과 관련한 안좋은 기사를 보게 되면 다른 일들에 비해 더 안타까워 하고는 했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기 시작하면서는 이전과 전혀 다르게 와닿더군요.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지 않겠습니까? 
내 아이가 아파서 밥을 못먹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만 보아도 대신 아팠으면 하는 마음을 품게 되고,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것을. 

세상에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 자식 앞세우는 일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부모는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말들이 있을까요. 
물론 이런 표현들로도 충분하지 못할 처절한 일일 것입니다. 

세상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어린나이에 떠난 자식은 평생 부모의 가슴에 새겨져서 기쁜일을 겪을때도, 슬픈 일을 겪을때도, 좋은 것을 볼때도 늘 눈에 겹쳐지겠지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살다가 웃을일이 생겨서 소래내어 웃다가도 먼저 보낸 아이가 떠오르면 그 슬픔을 이길만한 것이 세상에 무엇이 있을까 싶습니다. 

제 딸아이는 생후 6개월 무렵부터 아토피를 심하게 앓았습니다. 
프로젝트로 인해 밤늦게 집에 가보면, 가렵고 아파서 제대로 잠들지도 못하는 아기를 돌보느라 하루종일 지친 아내는 아기를 안고 쓰러져 잠들어 있곤 했지요. 
딸아이는 쉽사리 깨어서 또 울곤 했습니다. 
그럼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는 아내가 깰까봐 아이를 안고 컴컴한 거실을 돌아다니며 노래를 불러서 재우곤 했지요. 30분이면 아이는 또 깨어서 울고, 아이의 울음소리와 동시에 전 깨어나서 또 아기를 안아 달래 재우는 일이 반복되고는 했습니다. 




아이를 달래며 눈물 흘린 밤도 많았습니다. 
아마 그때 제가 흘린 눈물을 "피눈물" 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하루 8시간을 자지 못하면 못사는 사람이라 생각했었지만, 회사 프로젝트로 밤늦게 귀가하고 밤새 아이를 안고 노래불러주고 하다보니 대략 6개월 동안 평균 3시간을 채 자지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어디 한구석 아프지도 않더군요. 

아이가 아프기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저에게 벌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이기에 가능한 초인적인 일이라고 할까요?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고, 부모의 사랑인 것이지요. 


하물며 갑작스레 어린 자식을 보내는 마음은 어떠할까요? 
이런 생각만 해도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절대 겪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함을 이 만큼 짐작이라도 하기에 이광기씨가 겪고 있을 슬픔이 저에게도 어느 정도는 느껴지는군요. 

이광기씨. 
무슨 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할 상황이겠지만, 남은 가족들을 위해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석규야. 
좋은 곳에 가서 행복하거라.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을 잃어야 이 새로운 전염병을 이겨낼 수 있을런지...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정말로 아무 이야기나 올리는 채널]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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