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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쪽집게 역술가 신병이 나 때문에 당황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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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시작하고 처음으로 군시절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합니다. 

제가 이제 좀 짬밥이 좀 되기 시작하던  어느 선선하던 가을날 입대했던 신병이 아주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더군요. 
다름이 아니라 역술학자 랍니다. 
오호라~ 

고참들은  삐까뻔쩍한 울트라7단변신 로보트를 손에 쥔 아이들 마냥 신이나서 역술학자 신병을 불러세웠습니다. 
군기가 바짝든 신병은 얼음땡 놀이중 누군가 땡~! 해주길 기다리듯 바짝 굳어 서있었구요. 

" 야~ 야~ 편히 쉬어. 근데 너 점쟁이라며? " 
" 아. 아 아닙니다. " 
" 어라~ 너 점쟁이라던데? 어디서 구라야? 뒤질래? " 
" 아닙니다. 점쟁이가 맞습니다 ㅜ.ㅜ " 

그때까지는 몰랐습니다. 
점쟁이랑 역술가랑 다르단 사실을... ^^

설명을 좀 들어보니. 역술은 과학이라고 하더군요. ( 뭔 과학이냐구 궁금하신분들은 여기를 클릭해보시구요. )
신이 내리거나 하는 거랑은 거리가 먼것이더군요.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분위기는 역술이든 점이든 뭔가 신기하고 재밌는 것을 갈구하는 고참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녀석의 말대로면 자기는 젊은 나이에도 제법 실력있는 역술가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역시나 짬밥순으로 고참부터 서열대로 사주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래전 일이라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제 위로 6명 있던 고참들의 사주를 한명씩 풀어나갈때마다 우리는 탄성을 질러대었고, 고참들은 하나같이 쪽집게라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연인과 헤어진 - 군화를 돌려신은 - 고참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가방끈이 유난히 긴 박사집안 - 아들 하나만 공부랑 거리가 먼 - 고참도 눈이 동그래지고 
서로 미워하는건지 장난치는건지 모두가 궁금해 하던 - 개와 고양이 마냥 늘 서로 아웅다웅하던 - 두 고참이 왜 서로에게 그리 난리를 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우리 모두가 " 우와~ " 하는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저 Candy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 상병님 집안은 학벌이 좋은 듯 싶습니다. " 
" 야~ 장난 하냐? 우리 부모님은 가난하게 자라셔서 공부랑 거리가 무척 머신 분들이야. " 
" 그럼. 조부님이나 증조부님께서... " 
" 야~ 울 조부님은 만주를 떠돌며 장사하시다 돌아가셨고 할아버지도 시골에서 농사지으시다 돌아가셨... ㅡㅡ; " 
" 흠... 이상합니다. 학벌이 좋으시던가 재산이 있으시던가 하셔야 하는데... 쩝. " 
" 야~ 집어치우고 딴거 봐바. 뭐 딴거 없냐? " 
" 어리셨을때 죽을고비를 넘기셨던것 같습니다. " 
" 구체적으로 말해봐라. 어려서 죽을고비 안넘겨 본 사람 몇이나 된다구 넘겨집고 G랄이냐? " 
" 흠... 물에 빠져서 죽을뻔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 
" 응... 그랬지. 친구들이 실내수영장에서 날 물속에 쳐박아서 죽을뻔했지. 너 설마 그걸 말하는 거냐? 죽을래? " 
...
...

이후로도 이 녀석은 저에 대해서는 단 한가지도 비슷하게도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에 한마디 하더군요. 








" 역술은 과학입니다.  그리고 모든 과학에는 예외란게 있습니다. " 
 

그랬던 것입니다. 
저는 예외인생이었나 봅니다. ㅡ,.ㅡ



저는 그저 조기가서 로또에 언제 되는지나 알아봐야 겠습니다.  ^^;;; 
아니. 우결에서 유이가 타로카드점 봤던 그 카페나 찾아가 볼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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