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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NO매너! 말해주는 사람이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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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저녁.
산본에 볼일(술자리^^)가 있어서 당진 <--> 안산 시외직행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오후 5시50분 쯤인가 버스를 타고 어차피 차도 밀릴테고 가서 술먹기 시작하면 늦게까지 이어질 자리여서 한숨 푹 자기로 했지요.



썩 불편한 소음에 잠을 깨다


문득 잠이 깨었습니다.
버스에서 잠을 잔터라 우선은 목적지에 도착했는지와 지금이 몇시인지에 먼저 신경이 가더군요.
흠~ 목적지 도착은 아직이고, 7시20분쯤이더군요.
그 다음에서야 잠을 깨운 소음이 귀에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의 비명소리입니다. ㅡㅡ;
어리둥절 귀를 귀울여보니 실제 상황은 아니구요. 누군가 DMB 를 보고 있네요.

제 앞,앞자리에 혼자 앉아 있는 남자가 범인이었습니다.
뒷모습으로만 판단할때  말끔하게 차려입은 3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가만 가만 귀를 기울이며 주위를 살폈습니다.
그 남자의 옆자리는 비어 있습니다. 그리고 버스 안에는 약 20여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네요.
그 남자의 핸드폰인지 PMP인지 알수 없는 DMB는  극중 배우의 대화내용이 그대로 제 귀에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 무렵 또다시 여자의 히스테리성 비명이 들려옵니다. ㅡ.ㅡ
(나중에 알았지만, 아마도 "아내의 유혹" 을 보고 있었나 봅니다. )

그 악당같은 녀석은 이어폰도 꼽지 않은채 드라마의 대화가 주변에 다 들릴만큼 큰 소리로 혼자 재밌게 TV를 보고 있는 것이네요. 

아는 사람이면 일단 뒤통수 한방 날려줄 상황임에 틀림없습니다.



고민을 하다


혼자 고민을 합니다.
가서 조용히 한마디 해줄까?
그냥 자리에 앉아서 크게 한마디 할까?
주위를 둘러보니 여러사람이 그 남자의 드라마가 신경이 거슬리는 눈치이긴 합니다.

다행히(?) 목적지가 다 와 갑니다.
10분정도면 내릴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그냥 참기로 했습니다. 쩝.

그런데...OTL...
차가 밀려서 25분을 더 갔습니다.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참자. 이제 내릴건데 뭐.
이제 비명소리도 안들려서 그리 시끄럽지도 않구먼...
남들 다 가만있는데 혼자 오지랖넓게 괜히 나서지 말자.
혼자 이러면서 참습니다. 바보같이 말이죠.

결국 버스에서 내리면서 옆모습을 살짝 흘겨주는걸로 소심하게 끝냈습니다. ㅡㅡ;




과연 말해주었다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저 사람은 나이도 어리지 않으니 설마 저게 남들에게 피해주는 걸 모르는건가?
생각을 못하니 저러겠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다른자리에서도 비슷한 짓거리를 할텐데 아무도 무어라 말해주는 사람이 없는걸까?
아니면 말해도 바뀌지 않는걸까?


과거에 친한 직장 선배 한분이 버스에서 큰 목소리로 전화를 받길래 "조용 조용 말씀하셔도 다 들려요. 다른분들이 쳐다보시잖아요." 하고 말씀을 드린적이 있습니다. 물론 친근하고 부드럽게 말씀드렸죠.
그때 그 선배님 한마디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어? 그래? 괜찮아.


뭐 그냥 한마디로 뻑이 가더군요. 쩝.
인간성은 무척 좋은 분이신데 말이죠.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 생각은 " 한번 말해줘서 고쳐질 사람이면 말해주는게 좋겠지만, 저 사람은 말해줘봐야 소용이 없는 사람이다 " 로 귀결되었습니다.

살면서 보니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더군요.
  • 말해줘도 고치지 않는 사람 - 후에도 똑같이 반복하는 사람.
  • 자신의 잘못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 - 그게 뭐가 문제냐고 외려 목소리를 키우는 사람
  •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 이게 당연한건데 말이죠.

역시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혹시 이글 읽는 분 중에 본문의 주인공이 있는건 아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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